우리 정부와 채권단의 강력한 매각 의지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2일 '하이닉스와의 협상 공식 종료'를 선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하이닉스이사회가 채권단에 '반항', 마이크론과의 양해각서(MOU) 승인을 거부하자 채권단은 하이닉스 이사진 교체를 검토하며 재협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었다.
정부와 채권단이 이처럼 강력한 매각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가운데 스티브 애플턴 마이크론 회장이 이날 '공식 협상종료'를 선언해 눈길을 끌고 있는 것.
재협상에 나설 경우 채권단은 파기했던 MOU에도 훨씬 못미치는 하이닉스 매각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또 재협상 과정에서 하이닉스에 대한 실사를 통해 '기업기밀'도 확보, 향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우리 정부의 매각 강행의지에 따라 그동안 협상에 나서기는 했지만 마이크론 역시 매각조건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최종 결렬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최근MOU 내용과 관련, 하이닉스 측에 잔존법인의 생존가능성에 대해 채권단 측이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억 달러의 현금을 투자하면서도 잔존회사가 생존할 수 없을 경우 마이크론으로서도 하이닉스 '딜'을 남는 장사로만 볼 수는 없다는 시각이다.
더구나 특히 하이닉스 직원들 대부분이 매각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 마이크론의 마음을 돌려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7개 생산라인 매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핵심 인력의 잔존이 필수적이고 직원들의 애사심이 발휘돼야 하지만 하이닉스 직원들의 마음이 마이크론에 멀어졌다는 판단이다.
직원의 상당수가 매각시 '퇴사나 전직'을 고려하고 있으며 노조가 주축이 돼 총파업을 불사하며 투쟁에 돌입할 경우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D램 가격이 안정세를 찾으며 마이크론 내부에서조차 하이닉스와의 '딜'에 대해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재협상을 하더라도 최종 본계약을 맺을 수 있을 지에 대해 불투명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능성은 낮지만 마이크론의 이같은 인수 철회 방침이 '협상전략' 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일부 있다.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는 "협상이 재개될 경우를 대비해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일 수도 있다"며 "정확한 의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 채권단의 '헐값매각' 제안보다도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협상할 수도 있는데 매각을 반대하는 이유가 아직은 미심적다는 주장이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