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KT주식의 공모가격을 북빌딩(Book Building)에 의한 가중산술평균 할인율 1.37%를 적용해 1주당 5만4천원으로 결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3천억원 가량을 싸게 팔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는 이번에 매각 대상인 정부주식 8천857만주를 모두 국유재산법 시행령의 가격산정 기준의 하나인 최근 30일간 종가 가중 산술평균 금액(5만7천461원)에 매각했을 경우와 비교한 것.
이에 따라 정부가 월드컵 개시 이전인 5월 말까지 서둘러 KT주식을 전량 매각하기로 한 일정에 쫓겨 3천억원의 국유재산을 손해봤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H투자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KT주식은 장기수익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대표적인 주식이었으며 최근 삼성의 입찰불참 선언이후 지속적으로 주가가 하락한 상태였는데 1.37%의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격을 결정한 것은 예상밖"이라고 평가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KT주식 완전 매각 일정을 정해 놓은 상태에서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유찰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부주식 매각의 절차와 가격결정 방식을 규정하고 있는 국유재산법 시행령 38조에 의하면 잡종재산으로 분류되는 KT의 주식매각 가격은 '평가기준일 전 1년 이내의 최근에 거래된 30일간(거래실적이 있는 날이 30일 미만인 경우에는 거래된 일자)의 증권거래소에서 최종 시세가액을 가중 산술평균한 금액과 제1호의 방법에 의하여 산정한 금액을 참작하여 산정한 금액으로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제 1호의 방법은 '비상장주식의 경우는 재정경제부령이 정하는 산정방식에 의하여 산정한 자산가치·수익가치 및 상대가치를 고려하여 산정한 금액'이라고 규정돼 있다.
KT 주식의 최근 30일간 가중 산술평균 금액은 1주당 5만7천461원으로 계산된다.
정보통신부는 "KT의 자산가치를 평가한 결과 1주당 4만6천원의 낮은 가격이 나와 수요예측(북빌딩)의 할인율 1.37%를 16일의 종가에 적용해 가격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자산가치인 4만6천원과 30일 가중 평균금액인 5만7천원 사이에서 공모 예정가격을 갖고 있었는데 북빌딩에서의 할인율이 1.37%로 나와 합리적으로 판단, 이를 그대로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국유재산법 시행령의 가격산정 방식에서 상장주식은 일반적으로 30일간의 가중 산술평균 금액을 기본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30일간의 가중 산술평균 금액이 너무 높을 경우 비상장 주식의 가격산정 기준을 준용, 자산가치 등을 참작하도록 해 상식에 비해 높은 가격이 산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 상장된 KT의 가격산정 방식을 취하지 않고 비상장 주식의 가격산정 방식을 적용, 3천억원 이상의 할인매각을 추진한 것이라는게 KT 헐값매각을 주장하는 측의 설명이다.
게다가 굳이 촉박한 일정을 고집하지만 않는다면 KT의 자산 재평가를 통해 예가를 충분히 높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아직 KT 공모가격에 대해 단체차원의 종합의견을 모아보지는 못했으나 KT가 지니는 중요성과 향후 수익성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정부가 주식을 매각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만간 KT 공모가격이 국가재산을 헐값에 매각한 것인지 여부를 따져 단체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정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구순기자 cafe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