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윤희성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6주년을 맞는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와 자율 주행, AI 팩토리 등을 앞세워 피지컬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를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11일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현대차그룹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의 경계를 넘어 자율주행, 로보틱스, AI 팩토리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피지컬 AI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자율 주행과 로보틱스, 차량 소프트웨어 분야에 투자를 이어왔다. 2020년 자율 주행 합작 법인 모셔널을 설립했고, 2021년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엔비디아, 웨이모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투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5년 간 국내에 125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29년까지 9조원을 들여 전북 새만금에 로봇·AI·수소 에너지를 아우르는 'AI 밸리'를 조성하고, 미국에서도 260억달러 규모의 전략 투자를 통해 현지 생산 체계를 고도화한다.
다만 시장의 관심은 투자 규모에서 사업 성과로 옮겨가고 있다. 연초 미국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한 뒤 상승했던 현대차 주가는 이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공개(IPO) 지연 가능성과 누적 적자 등이 부각되며 상승분을 반납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최근 5년간 누적 적자는 1조7000억원 수준이다.
피지컬 AI 사업의 경쟁력을 입증하려면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현장 적용과 외부 고객 확보,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성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본업의 경쟁 심화도 미래 사업 전환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의 시장 잠식과 미국 관세 정책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품사 화재, 파업 등의 이슈보다 더 근본적인 실적 둔화 원인은 중국 전기차의 시장 잠식"이라며 "현대차·기아가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피지컬 AI 기업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heehs@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