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포럼 2026] SK하이닉스, AI '공급의 벽' 첫 제시…"수요 감당 어려워"

[아이포럼 2026] SK하이닉스, AI '공급의 벽' 첫 제시…"수요 감당 어려워"

"엔비디아·구글 AI 칩 위에 D램 직접 쌓는다"
"'굿 프로다이더'에서 '코아키텍트'로 역할 확대"
"메모리 수출 비중 34%...4Q는 성수기로 더 오를 듯"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인공지능(AI) 시장의 급성장으로 메모리 반도체가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공급의 벽(Supply Wall)'에 직면한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와 구글의 AI 반도체에 D램을 직접 쌓는 차세대 기술 개발에 나섰다.

명석주 SK하이닉스 AI 인프라·고대역폭 메모리(HBM) 마케팅 팀장이 22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아이포럼 2026'에서 "AI 반도체의 성능 향상을 메모리가 따라가지 못하는 '메모리 월(Memory Wall)'과 고객 수요를 생산능력이 감당하기 어려운 '서플라이 월(Supply Wall)'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종합경제미디어 아이뉴스24의 대표 지식 컨퍼런스 '아이포럼 2026'이 22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한라홀에서 'AI 패권 전쟁, 새로운 질서: AI 3대 강국,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열린 가운데 명석주 SK하이닉스 AI Infra / HBM Marketing 팀장이 'AI, 메모리 산업의 성장 공식을 다시 쓰다'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그는 "메모리가 필요한 성능이나 물량을 갖춰주지 못하면 AI 시스템도 제대로 가동되기 어렵다"며 "메모리는 단순 부품에서 AI 경쟁력을 결정짓는 전략 자산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SK하이닉스는 고객 맞춤형 HBM, 3차원(3D) 적층 D램, 고대역폭 플래시(HBF) 등 세 가지 차세대 AI 메모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먼저 맞춤형 HBM은 여러 층으로 쌓인 D램의 맨 아래층에 있는 '베이스 다이'에 고객이 원하는 로직(연산) 반도체 설계자산(IP)을 넣는 기술이다.

명 팀장은 "과거 베이스 다이는 SK하이닉스가 만들었지만 이제 고객들이 자신들의 시스템온칩(SoC)에 들어가 있던 로직 IP를 넣어달라고 요청한다"며 "설계 초기부터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합경제미디어 아이뉴스24의 대표 지식 컨퍼런스 '아이포럼 2026'이 22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한라홀에서 'AI 패권 전쟁, 새로운 질서: AI 3대 강국,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열린 가운데 명석주 SK하이닉스 AI Infra / HBM Marketing 팀장이 'AI, 메모리 산업의 성장 공식을 다시 쓰다'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3D 적층 D램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나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등 로직 반도체 위에 D램을 직접 쌓는 기술이다. 기존 메모리와 연산장치 간 데이터 이동 거리를 줄여 AI 시스템의 성능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명 팀장은 "엔비디아 GPU나 구글 TPU 위에 D램을 직접 쌓는 것"이라며 "훨씬 더 어려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HBF는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AI 메모리 솔루션이다. 기존 D램과 저장장치 사이에 새로운 메모리 계층을 추가해 대규모 AI 데이터 처리에 대응하는 기술로 개발 중이다.

명 팀장은 "세 가지 제품의 공통점은 고객과 초기부터 함께 설계한다는 것"이라며 "고객의 워크로드와 기술 로드맵을 미리 이해하고 시스템 전체 성능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모리 업체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정한 규격에 맞춰 제품을 싸고 빠르게 공급하는 '굿 프로바이더(Good Provider)'였다면, 이제는 AI 시스템 설계에 참여하는 '코아키텍트(Co-Architect)'로 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협력 대상도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팹리스)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파운드리),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업체를 넘어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AI 개발사까지 확대되고 있다.

고객과의 계약 방식 역시 바뀌었다. 과거에는 수십조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확보한 뒤 판매처를 찾았다면 이제는 장기 공급계약(LTA)으로 수요를 확보하고 투자하는 구조다.

명 팀장은 "고객이 언제 얼마만큼의 물량을 가져갈지 알 수 있어 투자 위험과 실적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종합경제미디어 아이뉴스24의 대표 지식 컨퍼런스 '아이포럼 2026'이 22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한라홀에서 'AI 패권 전쟁, 새로운 질서: AI 3대 강국,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열린 가운데 명석주 SK하이닉스 AI Infra / HBM Marketing 팀장이 'AI, 메모리 산업의 성장 공식을 다시 쓰다'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AI 확산으로 국내 수출에서 메모리 산업의 비중도 급증했다. 올해 9월 누적 기준 전체 수출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20년 전보다 약 7배 높아졌다.

명 팀장은 "2018년 클라우드 붐 당시 15%였던 메모리 수출 비중이 지난해 HBM을 기반으로 16%까지 올라갔고 올해는 34%에 달했다"며 "4분기는 메모리 성수기인 만큼 비중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아이뉴스24가 주최한 '아이뉴스 2026'은 'AI 패권 전쟁, 새로운 질서: AI 3대 강국,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열렸다. 최기영 서울대 명예교수(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기조연설에 이어 '반도체 최강국', 'AI 데이터센터 고도화', '피지컬 AI 주도국' 등 3개 세션에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