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현창민 기자] 제주도의회가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의회 가운데 공무국외 출장을 가장 많이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의회가 조례까지 개정하며 자제 의지를 다졌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7개 상임위원회가 해외로 출장을 떠난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6월 열린 제449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 공무국외출장 조례' 전부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 조례는 7월 8일 공포됐다. 개정안은 도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1월 행정안전부가 전국 지방의회에 권고한 공무국외출장 규칙 표준안을 반영했다.
핵심은 출국 45일 전 출장계획서 공개와 도민 의견 수렴을 의무화하고, 심사위원회의 사전·사후 검증 기능을 강화했다. 다만, 연간 출장 횟수나 상임위원회별 출장 횟수를 제한하는 규정은 마련하지 않았다.
심사위원회 감시 권한도 강화했다. 심사위는 출장보고서에 대한 적법·적정성을 직접 심사하며, 방문기관, 직원명단, 비용 등을 통합 심사한 결과를 누리집에 올려야 한다. 이 밖에 ▷국외출장 기간 최소화 ▷여비, 운임, 통역, 심사위 의결 사항을 제외한 예산 지출 금지 ▷개인 부담 금지 등의 조항이 담겼다.
제주녹색당은 23일 논평을 내고 "상임위원회별 공무국외출장 계획서와 의회의 태도를 보면 조례 개정이 정부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었는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상임위별 출장계획서를 보면 방식만 바뀌었을뿐, 도민에게 전달되는 출장 계획은 여전히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환경도시위원회의 출장계획서에는 '도시 계획 및 마스터 플랜, 공공 디자인, 곶자왈 습지 보존 및 수자원 관리 및 공급 등'을 목적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토요일 일정에는 푸트라자야식물원을 방문해 '모로코 정원의 건축물과 식물 경관 융합 사례'나 '수자원과 식물원의 친수적 연계성'을 조사하겠다고 명시했다. 제주의 곶자왈과 수자원 관리를 논하는 출장에서 모로코정원 방문이 왜 필요한지 타당한 설명은 없다
녹색당은 "출장계획서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며 "도민들의 혈세로 추진되는 국외 출장이 의원들의 당연한 권리냐"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위원회는 현지 이동에 필요한 교통수단과 경비 부담 방식을 제대로 명시하지 않았고, 보건복지안전위는 식비 산정에서 구체적인 내역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상임위원회 전반에 걸쳐 체류할 호텔명과 객실 구성은 명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의원들의 경비 자부담 제안은 거부되었고, 출장에 난색을 보인 일부 의원에게는 상임위원장들이 동참을 설득했다는 후문도 나온다"며 "최근 경기도 군포시의회는 시설 방문과 사업 위주의 일정에서 벗어나 민생에 보탬이 되고자 연수 예산 전액 반납을 결정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교류 중심의 혁신안을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출장보고서를 심사할 위원회 구성도 부실하다. 심사위원회는 위촉직으로 법조계 2인, 교육계 2인, 언론계 2인, 시민단체 1인으로 구성됐다.
녹색당은 "심사위원회가 의원들의 '면피용'에 불과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며 "제주도의회는 내년 공무국외출장 예산을 삭감하고,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한 정기적인 시민 평가단을 운영하라"고 요구했다.
/제주=현창민 기자(cmi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