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인허가 없는' 임대아파트 회원 모집에 이례적 '통지명령'

공정위, '인허가 없는' 임대아파트 회원 모집에 이례적 '통지명령'

4개 민간임대 시행사 부당광고 제재…3곳에 "가입자에 직접 알려라"
사후 승인받은 해성산업개발은 면제…’마감임박' 거짓광고는 남아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관할청 인허가를 받지 않은 채 민간임대아파트 회원을 모집한 시행사들에 기존 회원에게 위반 사실을 직접 알리라고 명령했다. 통지명령은 회원 개개인에게 위반 사실을 알리게 하는 조치여서 공정위도 좀처럼 부과하지 않는다. 사업 승인 없이 회비를 받은 회원 모집 광고의 피해가 그만큼 크다고 본 것이다.

공정위는 4개 민간임대아파트 시행사의 부당광고에 시정명령과 공표명령을 부과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가운데 ㈜드림하우징(드림시티), 베네치아(유)(벽산블루밍), ㈜에이엠디(일산 더 센트럴·대우엘크루) 3곳이 회원 통지명령을 받았다. 아직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못한 곳들이다.

드림하우징 등 주택건설사업계획 미승인 누락한 부동산 모집 광고

베네치아와 에이엠디에는 이번에 시정명령, 통지명령, 공표명령을 함께 부과했다. 드림하우징은 지난 2월 10일 같은 광고 행위로 통지명령을 포함한 시정명령과 공표명령을 이미 받았다. 그러나 이를 이행하지 않아 이번에 법인과 대표자가 고발됐다. 불이행 건 심의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광주 쌍림동에 1902세대 규모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회원은 지난해 6월 10일 기준 613명(모집률 32.2%)이다.

통지명령은 공정위 제재 가운데서도 드문 조치다. 공정위 관계자는 "드림하우징 건을 제외하면 과거 부과 사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4개 시행사는 2024년 11월부터 주택홍보관, 유튜브, 블로그, 전단지, 현수막 등으로 회원을 모집했다. 관할청 승인을 받지 않았는데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 오히려 조감도와 동·호수 배치도까지 내걸어 승인을 받은 것처럼 광고했다.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이 승인을 받아야 착공할 수 있다.

회원들은 계약금과 중도금 명목의 회비를 차수별로 냈다. 이 돈은 사업비에 쓰였다. 회원들은 준공 후 10년간 임차인으로 살다가 분양전환을 받는 조건이었다.

드림하우징, 베네치아, 해성산업개발 3곳은 '마감임박' 광고도 했다. 실제 모집률은 28.4~33.6%에 그쳤다. 공정위는 미승인 사실 누락은 기만 광고, 마감임박 문구는 거짓·과장 광고로 판단했다.

이런 방식의 회원 모집은 내년 3월 9일부터 금지된다. 지난 9월 8일 개정된 민간임대주택법은 임대사업자와 임대주택을 등록해야 회원을 모집할 수 있게 했다. 등록하려면 사업계획 승인이나 건축허가 등을 받아야 한다. 다만 이미 가입해 회비를 낸 회원들은 법 개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통지명령은 이들이 사업 상황을 개별적으로 알 수 있는 장치다.

㈜해성산업개발(메르디앙 더 퍼스트)은 통지명령 대상에서 빠졌다. 해성산업개발은 심의일 전인 지난 4월 29일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고, 심의일 기준 모집률이 92%여서 4개 사업자 간 균형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심사관 조치 의견은 '통지명령, 공표명령, 시정명령'이었으나, 신희진 대표이사는 최후 진술에서 "통지명령이 내려지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가 좌초되고 계약 취소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성산업개발의 위반은 인허가 누락에 그치지 않는다. 이 회사는 남양주 오남읍 783세대 사업의 회원을 모집하면서 모집률이 28.4%(지난해 9월 12일 기준, 222명)일 때 '마감임박'이라고 광고했다. 3개사 중 모집률이 가장 낮았다. 인허가 미승인 사실을 알리지 않은 광고는 승인 전날인 4월 28일까지 이어졌다.

승인과 모집률 92%는 모두 광고 이후에 생긴 사정이다. 심의에서 심사관은 이를 '결과론'이라고 지적했다. 광고에 차수 구분이 없었고, 차수별 모집 현황은 사후에 제출됐다는 것이다. 심사관은 회원들에게 남은 오인·기만 효과를 해소하고 권리를 구제하려면 통지명령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회사 측은 '마감임박'이 당시 진행 중이던 차수의 마감을 뜻했다고 주장했다. 회원 전원에게 등기우편으로 통지하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차질이 생기고 계약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재고를 요청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