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갈등 국토부·서울시, 두 달 만에 대화 재개하나

주택공급 갈등 국토부·서울시, 두 달 만에 대화 재개하나

차관·부시장급 실무협의 일정 조율…장관·시장 회동으로 이어질지 주목
오세훈 2심 무죄 선고⋯홍지선 장관 취임 후 현안 파악·국감 마무리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검토 시사, 서울시와 정책 접점 마련
'공공 주도 택지 확보' vs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근본 시각차는 뚜렷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 뒤 나오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수도권 주택공급 정책을 두고 엇박자를 내온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두 달 가까이 중단됐던 고위급 협의 재개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물밑에서 차관·부시장급 면담을 조율해 오던 중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장관과의 공식 회동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7일 관가에 따르면 현재 김이탁 국토부 1차관과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주택 정책과 관련한 실무협의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관가에서는 이를 오 시장과 홍지선 장관의 회동을 위한 사전 준비 성격의 접촉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오 시장과 홍 장관 간 주택공급 관련 회동은 지난 8월 말을 끝으로 중단된 상태다. 홍 장관의 부처 업무현안 파악과 국정감사가 마무리된 데 이어 오 시장도 지난 23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양측의 대화 재개를 위한 여건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는 양 기관 수장의 회동 가능성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호준석 서울시 대변인은 전날 시청에서 열린 주간 브리핑에서 홍 장관과 오 시장의 회동 관련 일정 질문에 "사전에 조율하고 그다음에 만나게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차관과 부시장이 만나는 것도 그런 일환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국토부는 업무 협력을 위한 대화 재개는 열려있다면서도 회동 성사 가능성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박병석 국토부 대변인은 "지난 9월 말 한 주택박람회 행사에서 이미 양측 인사가 처음 인사를 나눈 바 있다"며 "주택 공급 해법을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든 만나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 장관과 오 시장의 구체적인 만남 일정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이견을 보여온 재개발·재건축 정책에서도 일부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 장관이 지난 23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정비사업의 주요 걸림돌로 꼽혀온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규제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하면서다. 이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서울시 입장에 일부 부합하는 것으로 향후 협의 과정에서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측은 그간 도심 내 주택공급 부지 발굴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국토부는 국공유지를 중심으로 한 공공 주도 공급 부지 확보에 주력해 왔지만 서울시는 민간 중심 공급 확대를 우선순위에 두며 이견을 보여왔다.

특히 용산공원 부지 활용을 둘러싼 대립은 양측의 시각차를 단적으로 보여준 대표적사례다. 국토부는 서울 도심 내 택지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용산 미군기지 반환 부지(용산공원) 일부와 주변 유휴부지를 활용해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지속해서 검토·타진해 왔다.

반면 서울시는 용산공원이 갖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할 때 온전한 '국가도시공원'으로 보존돼야 하며 녹지를 주택 공급지로 전용하는 것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일각에서는 오 시장과 홍 장관이 회동하더라도 주택 공급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도출하기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는 반응도 있다. 서울 도심 공급의 큰 틀을 두고 '공공 주도 택지 확보'에 무게를 둔 국토부와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내세운 서울시의 근본적인 시각차가 여전히 뚜렷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사업성이 떨어져 멈춰 선 재개발 구역을 살리고 민간 공급 물량을 대폭 늘리기 위해 법적 상한용적률을 1.2배까지 추가 완화할 것을 요구해왔다. 용적률 완화 시 부과되는 공공임대주택 의무비율 대폭 낮춰줄 것도 요청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공공기여(임대주택) 비율을 낮추고 용적률 인센티브만 과도하게 부여할 경우 민간의 개발이익 사유화와 강남·도심권 투기 자극을 부를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