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사다리 더 좁아졌다…소득이동성 33% '역대 최저'

소득 사다리 더 좁아졌다…소득이동성 33% '역대 최저'

1분위 탈출률 29.3%로 하락…5분위 유지율은 86.5%로 상승
청년 상향 이동 줄고 노년층만 늘어…노인일자리 확대 영향
데이터처 "성장 과실, 기업이 더 많이 가져가"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소득 계층이 바뀌는 사람의 비율이 2017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아졌다. 저소득층이 하위 계층을 벗어나는 비율은 줄었고, 고소득층은 그 자리를 지키는 비율이 높아졌다.

국가데이터처가 29일 발표한 ‘2024년 소득이동통계'에 따르면 2024년 소득분위가 전년과 달라진 사람의 비율(소득이동성)은 33.0%다. 2023년(34.1%)보다 1.1%포인트 낮아졌다. 소득분위가 오른 상향 이동은 16.9%, 내려간 하향 이동은 16.1%다. 상향·하향 모두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다. 분위를 유지한 사람은 67.0%다.

2024년 소득이동통계의 소득 분위별 소득이동

소득이동통계는 15세 이상 인구의 약 20%인 1100만명 이상의 근로·사업소득을 연도별로 추적한다. 가구가 아닌 개인 단위의 노동소득을 5개 분위로 나눠 이동을 분석한다.

하위 계층 탈출은 더 어려워졌다. 2023년 소득 하위 20%(1분위)였던 사람 가운데 2024년 위 분위로 올라간 비율은 29.3%다. 전년(29.9%)보다 0.6%포인트 낮다. 1분위에 그대로 남은 비율은 70.7%다. 상위 20%(5분위) 유지율은 86.5%로 높아졌다. 5분위로 새로 진입한 비율은 3.4%로 0.1%포인트 낮아졌다.

청년층(15~39세)의 소득이동성은 39.3%로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그러나 전년(40.4%)보다 1.1%포인트 낮아졌다. 청년은 상향 이동(22.4%)이 하향 이동보다 많은 유일한 연령층이다. 중장년층은 30.4%, 노년층은 24.4%로 각각 낮아졌다.

상향 이동이 늘어난 연령층은 노년층(0.1%포인트)뿐이다. 최바울 데이터처 정책통계연구실장은 "공공 노인일자리 수가 2023년 92만개에서 2024년 107만개로 늘어난 부분이 노인 근로소득 증가에 기여해 소득이동성을 높이는 데도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청년층에서는 1분위와 5분위 유지율이 함께 올라갔다. 안정적인 일자리에 들어간 청년은 상위 분위를 지키고, 그렇지 못한 청년은 하위 분위에 머무는 흐름이다. 최 실장은 "좋은 일자리, 고소득 일자리에 들어가는 청년들이 예전만큼 많아지지 않은 상황을 반영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 고용률이 49개월째 떨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청년층의 소득이동성이 높아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데이터처는 이동성 하락의 구조적 원인으로 고령화를 꼽았다. 분석 대상 가운데 청년 비중은 0.9%포인트 줄고, 이동성이 가장 낮은 노년층 비중은 0.9%포인트 늘었다.

분배 구조도 영향을 줬다. 2024년 실질 경제성장률은 2.2%로 2023년(1.5%)보다 높았다. 그러나 피용자보수 증가율은 성장률을 밑돌았다. 한국은행 노동소득분배율은 2023년 68.8%에서 2024년 67.4%로 떨어졌다. 최 실장은 "성장률의 과실을 기업의 영업잉여에서 조금 더 많이 가져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소득 증가 폭도 작아졌다. 2024년 소득이 늘어난 사람은 61.4%, 줄어든 사람은 36.0%였다. 증가율 10% 미만의 소폭 상승 비율은 2.3%포인트 늘고, 큰 폭으로 오른 비율은 줄었다. 남성의 소득 상승 비율은 3.4%포인트 하락했다.

장기 추적 결과 2017년 1분위였던 사람의 24.9%는 8년이 지난 2024년에도 1분위에 머물렀다. 5분위의 56%는 8년 내내 상위 20%를 유지했다.

1분위 탈출은 성별과 연령에 따라 크게 갈렸다. 남성 청년은 6.8%만 1분위에 남았고, 여성 청년은 12.4%가 남았다. 노년층은 남성 70%, 여성 83.7%가 1분위에 머물렀다. 청년 전체로는 9.8%가 8년째 1분위다. 최 실장은 “10% 정도의 청년들이 왜 8년 동안 1분위에 머물러 있는지 향후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제주가 34.7%로 소득이동성이 가장 높고, 세종이 29.5%로 가장 낮았다. 데이터처는 세종에 공무원 등 소득이 안정적인 인구가 많은 영향으로 풀이했다. 올해 처음 공개한 광역권 분석에서는 수도권이 33.4%로 가장 높고 서남권이 31.6%로 가장 낮았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