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아이] 美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의 2년⋯국정 운영 변수는

[월드아이] 美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의 2년⋯국정 운영 변수는

민주당 의회 장악 땐 감세·예산·인사 제동⋯국정 운영 차질 우려
JP모건 "정책 변화 제한적"⋯결과 따라 AI 규제·투자 희비 예상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간 국정 운영이 달라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확보하면 감세·예산 등 주요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다만 의회 권력 변화가 곧바로 정책 전환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와 인프라 투자, 금융 정책 등은 선거 결과에 따라 영향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민주당 우세 속 트럼프 지지율 32%

미국은 내달 3일 하원 435석 전체와 상원 100석 중 35석을 새로 선출하는 중간선거를 치른다.

현재 공화당은 하원 218석, 상원 53석을 확보하고 있다. 민주당은 양원에서 각각 4석을 순증하면 다수당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

판세는 민주당이 유리하다. 하원에선 민주당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고, 상원은 경합 지역의 선거 결과에 따라 다수당이 결정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도 공화당의 부담이다. 최근 발표된 로이터통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2%에 그쳤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7%, 공화당 36%로 민주당이 11%포인트 앞섰다.

특히 물가에 대한 불만이 컸다. 이란 전쟁 여파로 휘발유 가격이 오르는 등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응답자 73%가 생활비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답했다. 식료품, 주거비 부담 등이 민심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의 지지율 우세가 대규모 의석 확보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하원 435석 중 양당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의석은 40~50석으로 추산된다. 나머지는 특정 정당 지지세가 강해, 실제 의석 변동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 선거분석기관 쿡폴리티컬리포트(The Cook Political Report)는 "지난 30년간 경합 선거구가 절반가량 줄었다"며 "여론이 크게 바뀌더라도 의석 변동 폭은 작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원 잃으면 입법 차질⋯상원까지 내주면 인사권도 타격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입법과 예산 운용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법안 통과에 상·하원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다. 특히 세입 관련 법안은 하원에서 발의해야 해 추가 감세 등 주요 정책 추진에 민주당 협조가 필요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행정부에 대한 감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하원 상임위원회를 장악하면 정부 정책과 예산 집행에 대한 조사와 청문회를 주도하게 된다.

상원은 법안 심의 외에도 대통령의 주요 인사와 조약을 승인하는 권한을 갖는다.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할 경우 내각 고위직과 연방판사 인선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외국과 체결한 조약 승인 역시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미 집권 후반기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조사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상원 재무위원회 관계자는 "중간선거 승리 시 사모펀드가 의료·주거비에 미치는 영향,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과세 문제 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재정 협상도 변수다. 미 의회는 2027 회계연도 예산안을 확정하지 못해 연방정부 운영 자금을 오는 12월 11일까지 임시로 연장한 상태다. 기한 내 추가 예산에 합의하지 못하면 연방정부 일부 업무가 셧다운이 발생할 수 있다.

내년 부채한도 협상도 쟁점이다. 부채한도는 미국 정부가 빌릴 수 있는 돈의 법정 상한선으로, 현재 41조1000억달러다. 내년 중 한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JP모건 "정책 변화 제한적"⋯AI 규제·투자는 엇갈릴 듯

미 투자은행 JP모건은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민주당이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할 만큼 의석을 확보하기는 어려워 주요 정책 변화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JP모건 로고. [사진=연합뉴스]

업종별 영향은 엇갈릴 전망이다. JP모건은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확보하면 의료복지 예산 삭감을 견제하는 한편,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에 대한 규제 논의가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로 전기요금 상승과 전력망 확충 비용을 둘러싼 주민 반발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규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내달 3일 중간선거와 함께 10개 주 38개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주민투표 41건이 실시된다. 건설 금지와 인허가 요건 강화, 개발 허용 여부 등을 결정하는 투표다.

특히 오하이오주에선 21건이 표결에 부쳐지며, 일부 지역은 전력 사용량이 25㎿를 넘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 움직임이 미 전역으로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이를 뒤집기 위해 상·하원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공화당이 양원을 유지하면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금융 규제 완화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봤다.

핵심은 투자금 확보에 그치지 않고 실제 건설 속도를 높이는 데 있다. 데이터센터와 발전시설 건설에 필요한 인허가가 빨라지면 AI 인프라 확충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두브라브코 라코스-부야스(Dubravko Lakos-Bujas) JP모건 글로벌 시장전략 책임자는 "공화당이 의회 주도권을 유지하면 정책 연속성과 재정 확대, 규제 완화, 연방정부 인허가 절차 단축 등을 통해 AI 인프라 확충에 가장 유리한 정책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