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이틀째 간접 협상⋯"표적 남았다" vs "제한 없는 대응"

美·이란 이틀째 간접 협상⋯"표적 남았다" vs "제한 없는 대응"

카타르 ‘7일 계획' 놓고 평행선⋯이란 "이행 기간 2일로"

[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이란 재공습설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카타르를 사이에 두고 극적 타결을 노린 간접 협상을 이틀째 이어갔다. 다만 중동 정세의 분수령으로 꼽혀 온 미국 중간선거를 사흘 앞두고 양측 모두 무력 카드는 내려놓지 않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사진=로이터·EPA=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과 카타르 대표단은 이날 도하에서 만나 전쟁을 끝낼 방법을 협의했다. 하루 전 테헤란에서 12시간 넘게 이어진 마라톤 협의의 연장선이다. 카타르는 논의 도중 미국과도 수시로 소통했다.

쟁점은 카타르가 내놓은 ‘7일 계획'이다. 양측이 신뢰를 쌓기 위한 조치를 서로 이행하자는 안인데, 이란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에 이 중재안으로는 요구 조건을 채울 수 없다며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란이 내건 조건은 해상 봉쇄와 자산 동결을 미국이 먼저 풀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연다는 것이다. 수정안을 두고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카타르가 우리 측 제안의 이행 기간을 5일로 단축할 것을 제안했고 우리는 이행 기간을 2일로 줄이는 방안에 뜻을 모았다"고 했다. 반면 미국은 이란이 핵에서 먼저 물러서야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 수 있다는 입장이라 접점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선거를 앞둔 미 행정부의 계산은 복잡하다. 협상 이틀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군사력의 상당 부분을 이미 무력화했다면서도 "한두 곳은 아직 처리해야 하지만 10분이면 할 수 있다"고 했다. 핵시설 의혹이 제기된 '곡괭이산(Pickaxe Mountain)'도 언급했다.

걸프 고위 당국자들을 취재원으로 한 MS나우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걸프 동맹국들에 빠르면 선거 이튿날인 4일 "짧고 강도 높은" 공습이 있을 수 있으니 대비하라고 알렸다.

테헤란의 대응 수위도 높아졌다. 최고지도자실은 하메네이가 31일 군에 "어떤 수준이나 유형의 위협에 대해서도 즉각적이고 강력하며 지리적 제한이 없는 대응으로 맞서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가 군 수뇌부와 회동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건 처음이라고 AFP는 전했다. 하메네이는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부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최고지도자에 올랐지만 그간 공개 석상에 서지 않았다.

핵무기 카드도 거론됐다. 강경파 안보 수장인 모흐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국영 방송에 출연해 공격이 다시 시작되면 오랜 핵무기 금지 원칙을 풀지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미국이 이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핵 협상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JD 밴스 부통령의 서한은 읽었으나 답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미국의 어조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좋은 신호"라고 했다고 AFP는 보도했다.

바다에서는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혁명수비대에 따르면 이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1척이 기뢰에 부딪혔다. 하루 전에는 3척이 기뢰 피격 등으로 발이 묶였다.

이스라엘 역시 변수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정권을 무너뜨릴 "역사적이고 한 번뿐인 기회"를 공공연히 말해 왔다. 다만 지난달 말 치러진 총선에서 그의 진영이 과반에 미달하면서 새 정부의 윤곽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인접국들은 확전을 경계하고 있다. 바레인에서 열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마나마 대화에 참석한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은 "2차전은 더 위험하고 더 파괴적이며 아무런 결과도 내지 못할 것"이라며 "지난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재국 파키스탄에서는 기대 섞인 반응이 나왔다. 현지 군 당국자는 지난달 30일 로이터 인터뷰에서 중재 성과를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 겸 군 총사령관은 지난달 26일 '메카 공동방위협정'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 당국자들과 함께 테헤란에서 레자이 사무총장 등을 만난 바 있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