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국내 30대 그룹에서 생산·제조 분야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2년 새 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획·관리보다 현장 경험을 갖춘 인재를 중용하는 분위기다.
3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283개 기업의 대표이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CEO 362명 가운데 생산·제조 출신은 92명(25.4%)으로 집계됐다. 2024년 54명(15.0%)보다 38명(70.4%) 증가했다.

반면 경영기획 출신은 같은 기간 173명(48.1%)에서 94명(26.0%)으로 79명 줄었다. 비중도 22.1%포인트 감소하면서 생산·제조 출신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재무 출신 CEO는 59명(16.4%)에서 73명(20.2%)으로 늘었다. 마케팅·영업 출신도 23명(6.4%)에서 37명(10.2%)으로 증가했으며, 연구개발(R&D) 출신은 7명(1.9%)에서 9명(2.5%)으로 소폭 늘었다.
그룹별로는 삼성과 SK에서 생산·제조 출신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은 22개 계열사 CEO 26명 가운데 생산·제조 출신이 11명(42.3%)으로, 2024년 6명에서 5명 늘었다. 같은 기간 경영기획 출신은 7명에서 3명으로, 재무 출신은 4명에서 1명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이 대표적인 기술 전문가 출신이다. 전 부회장은 반도체 메모리사업을, 노 사장은 스마트폰 개발을 이끌어왔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과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개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SK그룹도 32개 계열사 CEO 36명 중 생산·제조 출신이 2024년 4명에서 올해 11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경영기획·재무 출신은 29명에서 17명으로 줄었다.
KT그룹에서는 기획 출신 CEO가 사라졌다. 2024년 6명, 지난해 5명이었지만 올해는 한 명도 없었다. 대신 생산·제조 분야 출신 4명과 마케팅·영업 출신 3명이 주요 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영업 전문가의 비중이 높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CEO 18명 가운데 7명, 신세계그룹은 12명 중 5명이 마케팅·영업 출신으로 조사됐다.

한편 올해 30대 그룹 CEO의 평균 연령은 58.5세, 평균 재직기간은 3.8년이었다. 여성 CEO는 10명으로 전체의 2.8%에 그쳤으며, 오너 일가가 대표이사를 맡은 사례는 44건(12.2%)으로 집계됐다.
리더스인덱스는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관리형 리더십보다 현장과 영업 일선을 직접 챙길 수 있는 실전형 인재를 전면에 내세우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