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유통업계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는 가운데, 둘을 연결하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소비패턴이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실속·체험형으로 바뀌면서다. 백화점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공간에 디지털 요소를 결합하거나 온라인 서비스를 현장으로 끄집어내는 식이다.
![현대백화점은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를 통해 온라인 기술을 오프라인 매장에 접목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백화점이 개발한 헤이디를 구동한 모습. [사진=현대백화점]](https://image.inews24.com/v1/eb7b2ab28d1022.jpg)
1일 업계에 따르면 물리적·디지털 공간을 앞다퉈 잇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시도가 가장 활발한 업계는 백화점이다.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들은 인공지능(AI)을 기존 매장과 접목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점포 내 브랜드, 레스토랑, 이벤트 등 수많은 정보를 생성형 AI가 고객 취향에 맞춰 큐레이션해주는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를 개발했다. 소비자는 챗봇처럼 구현되는 헤이디 화면에서 방문하고자 하는 점포를 선택하고 원하는 쇼핑 콘텐츠를 자연스러운 대화체로 전달하면 된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 검색과 추천을 돕는 일반적인 AI 기술을 넘어, 이를 오프라인 공간으로 가져와 맞춤형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예를 들어 'Y2K 스타일의 청바지를 구매하고 싶어'라고 입력하면 점포 내 추천 브랜드와 할인 정보 등을 알려준다. 대화 중 마음에 드는 매장이 있다면 예약을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국 현대백화점·아울렛의 브랜드 매장, 레스토랑, 팝업스토어, 전시 콘텐츠, 각종 프로모션 등 수많은 정보가 헤이디에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현대백화점은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를 통해 온라인 기술을 오프라인 매장에 접목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백화점이 개발한 헤이디를 구동한 모습. [사진=현대백화점]](https://image.inews24.com/v1/d618378af8743d.jpg)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 홈페이지에 기존 개념을 탈피한 '동적 로고'를 적용해 오프라인 매장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타임빌라스 시그니처 공간을 소개한 '머스트 비지트(MUST VISIT)', 미식 경험을 극대화해줄 푸드홀의 정보를 총망라한 '다이닝 에비뉴' 등을 통해 사전 경험을 강화해 온라인의 한계를 뛰었다는 평가다.
홈페이지 공식 오픈 이후 누적 방문객은 약 100만명에 달하며, 롯데백화점 앱과 연계해 타임빌라스 수원을 선호 점포로 설정한 고객 수도 홈페이지 오픈 이전 대비 2배가량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최근에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25'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에서 본상도 거머쥐었다.
반대로 온라인 플랫폼이 오프라인 고객들과의 접점을 늘리려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무신사의 29CM는 지난 28일까지 홈 카테고리 대규모 기획전 '이구홈위크'를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했다. 지난 6월 서울 성수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온라인과 통합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개점 한 달 만에 오프라인 방문객은 10만명을 돌파했다.
버킷플레이스가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오늘의집도 서울 북촌에 사상 첫 오프라인 체험형 쇼룸의 문을 열었다. 온라인에서 제안하던 방을 현실 공간에서 그대로 재현했다. 공간마다 부착된 플러스 태그를 이용해 즉시 앱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현대백화점은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를 통해 온라인 기술을 오프라인 매장에 접목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백화점이 개발한 헤이디를 구동한 모습. [사진=현대백화점]](https://image.inews24.com/v1/a328539b741570.jpg)
업계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공간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는 시도가 더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하는 것만큼 경험을 가치 있게 여기고 있어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트렌드도 한몫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경계가 사실상 허물어진 시대 속 브랜드와 소비자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필요한 상품은 온라인에서 구매하면 즉시 받아볼 수 있으나 몸소 체험하는 경험은 오프라인 공간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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