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상징적 건축물인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환경운동가들이 페인트를 뿌리며 시위를 벌이다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상징적 건축물인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환경운동가들이 페인트를 뿌리며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됐다. 사진은 해당 성당. [사진=설래온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2f8176fc6e2db.jpg)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엘 파이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래 식물(Futuro Vegetal)' 소속 환경운동가 2명이 성당 외부 기둥 하단에 빨간색과 검은색 페인트를 뿌리고 "기후 정의"를 외쳤다. 이들은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으며 해당 장면은 단체가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
단체 측은 이번 행동에 대해 "올여름 스페인 전역을 휩쓴 대규모 산불에 분노를 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산불 진압 과정뿐 아니라 기후 변화 대응 전반에서 정부의 조치가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스페인에서 산불로 4명이 숨지고 약 35만㏊(헥타르)의 산림이 소실됐다.
스페인 정부는 이번 산불을 "근래 가장 큰 환경 재앙 중 하나"로 규정하며 기후 변화와의 연관성을 인정했다. 다만 지난달 30일 기준 긴급 상황은 종료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상징적 건축물인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환경운동가들이 페인트를 뿌리며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됐다. 사진은 해당 성당. [사진=설래온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e87a9362ac37c.jpg)
미래 식물은 그동안 수십 차례 유사한 시위를 이어왔다. 지난 2022년에는 기후 위기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미온적 대응을 규탄하기 위해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 액자에 운동가들의 손을 접착제로 붙이는 방식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시위를 이어가는 데는 세계적인 문화재 앞에서 벌어지는 퍼포먼스가 훨씬 큰 주목을 받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가우디, 고야 같은 거장을 상징적으로 이용해 "기후 위기로 삶과 문화, 예술마저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내면서 인류가 지켜온 문화유산보다 기후 위기가 더 심각한 위협이라는 메시지를 극적으로 전달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제시됐다.
한편, 이번에 공격 대상으로 삼은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한 바르셀로나의 대표 관광 명소로, 1882년 착공 이후 100년 넘게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성당은 가우디 사망 100주기인 내년에 중앙 '예수 그리스도의 탑'(172.5m)을 완공하며 착공 144년 만에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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