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11월 수출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반도체 수출 172.7억 달러, 38.6%↑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4일 발표한 ‘2025년 11월 ICT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ICT 수출은 254억5000만 달러(약 34조원)로 전년 동월 대비 24.3% 증가했다.
수입은 127억7000만 달러로 2.7% 늘었고,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과 무역수지 모두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이번 실적은 반도체가 사실상 견인했다. 11월 반도체 수출은 172억7000만 달러(약 23조원)로 전년 동월 대비 38.6% 증가했다. 반도체는 특히 전체 ICT 수출의 약 68%를 차지하며 단일 품목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네 번째 사상 최대치 경신이다.
반도체 수출 증가는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고부가 제품 수요 확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D램은 컴퓨터와 서버의 주기억장치로,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서 대용량·고속 연산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낸드플래시는 저장장치에 사용되는 메모리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속 저장장치의 기반을 이룬다.
하반기 들어 메모리 고정가격은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8Gb D램 평균 가격은 8월 5.7달러에서 11월 8.1달러까지 올랐고, 128Gb 낸드플래시 가격도 같은 기간 3.4달러에서 5.2달러로 상승했다.
여기에 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더해지며 수출 단가와 물량이 동시에 확대됐다.
미국·중국·대만, 반도체 수요 집중
지역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 증가는 미국·중국·대만이 이끌었다. 중국(홍콩 포함)향 ICT 수출은 99억1000만 달러(약 13조원)로 25.3%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만 75억1000만 달러에 달해 AI 서버와 전자기기 생산을 위한 중간재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은 32억4000만 달러로 32.2%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이 30억2000만 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가 대만 파운드리와 AI 서버 생태계를 거쳐 글로벌 빅테크로 공급되는 구조가 수치로 확인됐다는 평가다.
미국도 32억8000만 달러로 7.9%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15억8000만 달러로 43.3% 늘었다. 관세와 리쇼어링 정책 변수에도 불구하고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수요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ICT 품목은 흐름이 엇갈렸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16억 달러로 3.7% 감소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출은 반등했으나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과 전방 수요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
휴대폰 수출은 15억 달러로 3.5% 증가했다. 완제품 수출은 줄었지만 카메라 모듈과 3차원 센싱 모듈 등 고성능 부품 수요가 늘며 전체 수출 증가로 이어졌다.
컴퓨터·주변기기 수출은 15억2000만 달러로 1.9% 증가하며 5개월 만에 반등했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SSD 수요 회복이 영향을 미쳤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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