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소득이 없는 고령층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감면 공약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실제 혜택 대상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정 후보는 지난 13일 일정 연령 이상이면서 사업·근로소득이 없는 1주택자를 대상으로 한시적 재산세 감면 공약을 발표했다. 연령 기준은 현행 종합부동산세 고령자 세액공제 기준인 만 60세를 참고해 설정하고, 금융소득 및 임대소득 반영 여부는 추후 확정할 계획이다.
정 후보는 “공시가격 상승으로 늘어난 재산세 증가분을 한시적으로 감면하겠다”며 “투기 목적의 다주택자가 아닌 은퇴 세대의 주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오 후보는 “전반적인 세 부담 상승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부만 감면하는 것은 미봉책”이라며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시민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시 지난해 주택분 재산세만 3조원 넘어…집값 상승 여파
재산세는 지방세 가운데서도 서울시 재정에서 비중이 큰 핵심 세목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거둬들인 주택분 재산세는 7월 1조6989억원, 9월 1조6825억원으로 합산 3조3814억원에 달했다. 전체 재산세의 약 49.8% 수준이다.
재산세는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기반으로 산정된다. 올해 1주택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43~45%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공시가격이 상승하면서 과세표준 자체가 커진 점이 세 부담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8.6% 상승해 전국 평균(9.13%)을 크게 웃돌았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정부는 보유세 강화 기조…서울시는 보유세 감면?
문제는 재산세 감면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재산세 감면이 적용되더라도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남아 있을 경우 체감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종부세는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1주택자에게 부과되며, 고령자 및 장기보유자에 대해 최대 80%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 12억원을 초과하는 1주택자는 48만7362가구로 전년 대비 53.3%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를 감안할 때 재산세 감면 혜택이 실제로는 공시가격 12억원 이하 주택 보유자 중에서도 일부에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종부세 대상자는 재산세를 일부 감면받더라도 전체 세 부담 감소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결국 종부세 대상이 아닌 구간의 1주택자 가운데 조건을 충족하는 일부만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도 “소득이 없는 고령자 기준을 어디까지 설정할지에 따라 적용 대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연금소득 등 다양한 소득 유형을 고려하면 전면적인 적용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책 방향 간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보유세 강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서울시는 재산세 감면을 추진하는 구상이기 때문이다.
보유세 강화 방식으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등이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주요 국가 대비 낮은 보유세 수준을 언급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시사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정책 방향이 엇갈릴 경우 시장 혼선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선 후 바로 7월분부터 환급 가능?…과거 사례 봤더니
정 후보는 당선 직후 조례 개정을 통해 올해 7월분 재산세부터 환급 방식으로 감면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는 일정 기간 내 재산세 감면이 가능하다.
다만 실제 적용 여부는 변수다. 과거 서울 서초구는 2020년 코로나19 상황에서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주택자에 대해 재산세 50% 감면을 추진했다. 당시 서울시가 형평성을 이유로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국회는 지방세법을 개정해 전국 단위의 1주택자 세율 특례를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약 역시 제도 설계와 재정 여건, 중앙정부와의 정책 조율 여부에 따라 실제 시행 범위와 속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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