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첨단 패키징(반도체 후공정)에서 서로 다른 기술 전략을 선보였다.
메모리에 집중하는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더 높이 쌓고 열을 효과적으로 빼내는 냉각 소자인 'ICE' 기술을 고도화했다. 현재 제품인 HBM4(6세대)부터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의 경쟁사이자 세계 1위 파운드리 대만 TSMC와 로직 베이스다이(HBM 맨 아래에서 신호를 처리하는 층)·2.5차원(2.5D) 패키징 협업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왼쪽)와 SK하이닉스의 부스.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1f266a7a2961c.jpg)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을 한 번에 제공하는 '원스톱(One-stop) 솔루션'을 앞세웠다. 여기에 2.3D·2.5D·3D 패키징과 광(빛) 기반 기술까지 더해 고객별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한다.
지난 27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산업전(ASPS) 2026'에서 SK하이닉스는 HBM4와 다음 세대인 HBM4E(7세대)의 고단화와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삼성전자(왼쪽)와 SK하이닉스의 부스.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42e155ab72d1c.jpg)
HBM을 높이 쌓는 기반은 '어드밴스드 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MR-MUF)'이다. 반도체 칩을 모두 쌓아 구운 뒤 칩 사이 공간을 액체 형태의 보호재로 채운다.
SK하이닉스는 HBM3(4세대)부터 적용해온 MR-MUF를 HBM4·HBM4E로 확장하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8단·12단을 넘어 16단 HBM까지 대응하는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대역폭(처리해야 할 신호)이 커질수록 파워(Power)를 많이 쓰기 때문에 열 관리가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왼쪽)와 SK하이닉스의 부스.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fb7b1e207dd14.jpg)
SK하이닉스가 이번 전시에서 강조한 건 'iHBM(ICE-HBM)'이다. HBM 내부에 전기가 통하지 않으면서 열 전도성이 높은 실리콘(Si) 기반 ICE를 추가해 방열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다.
기존 HBM은 실리콘과 금속, 에폭시 몰딩 컴파운드(High-K EMC) 등 여러 소재가 겹쳐 있어 내부에서 발생한 열이 빠져나가기 쉽지 않다.
현장 관계자는 "핫스팟(열이 몰리는 부분) 위쪽에 대량의 실리콘을 넣으면 열원(증기)에서 냉각 시스템까지 이어주는 열 이동 경로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기술로 열저항을 기존보다 30% 이상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4부터 로직 쪽은 TSMC와 같이 협업하고 있다"며 "HBM과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2.5D 통합까지 가면 TSMC 등 다른 업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스에는 TSMC의 첨단 패키징 기술인 '칩 온 웨이퍼 온 서브 스트레이트(CoWoS)'를 결합해 HBM과 로직칩을 하나의 AI 가속기(GPU·NPU 등)로 묶는 방식도 소개됐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까지 갖고 있어 메모리·로직·패키징을 몪는 통합 로드맵을 보여주는 반면, SK하이닉스는 메모리에 집중해 HBM 자체와 관련 패키징 기술을 더 구체적으로 보여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왼쪽)와 SK하이닉스의 부스.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5ebffaca71fcb.jpg)
삼성전자가 부스 전면에 내세운 것은 '원스톱 솔루션'이다. HBM용 D램과 4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 로직 베이스다이,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까지 자체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과거에는 메모리는 메모리대로, 로직은 로직대로 수요가 따로 있었지만 요즘은 로직을 만드는 회사가 메모리 수요까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의 사업 구조가 바뀐 것은 아니고, 고객의 수요 스타일이 변하면서 원스톱 서비스를 소개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엔비디아·AMD·구글·아마존웹서비스(AWS)·오픈AI·브로드컴 등 자체 AI칩을 만드는 기업이 늘면서 하나의 고객이 로직칩과 HBM, 패키징을 함께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왼쪽)와 SK하이닉스의 부스.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d2e5a76929a6b.jpg)
삼성전자는 고객이 원하는 칩 구조에 맞춘 패키징 기술도 선보였다. '2.3D 큐브(Cube)-E'는 실리콘 브리지(Bridge)와 재배선층(RDL)으로 HBM과 로직칩을 수평으로 연결하고, '2.5D Cube-S'는 실리콘 인터포저(기판) 위에 로직칩과 여러 HBM을 배치한다. '3D Cube-H'는 하이브리드 구리(Cu) 본딩으로 칩을 위아래로 직접 연결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왼쪽)와 SK하이닉스의 부스.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575ec59f43cf6.jpg)
전기 신호를 넘어 빛을 이용하는 공동패키징광학(CPO)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칩 가까이에 광 센서용 부품(엔진)을 함께 배치해 전기 신호가 이동하는 거리를 줄이고, 대용량 데이터 전송에는 빛을 활용하는 기술이다.
현장 관계자는 "아직 상용화된 것은 아니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AI칩에서 오가는 데이터가 급증하면서 패키징 기술의 범위가 칩을 쌓고 붙이는 단계를 넘어 데이터가 이동하는 방식까지 넓어지고 있다.
행사 종료가 가까워질 때까지 SK하이닉스 부스에는 삼성전자 직원들이 찾아 냉각 기술을 묻고, 대학생들은 패키징 기술과 관련 업무에 필요한 역량을 질문하는 등 현장 열기가 이어졌다.
한편 이번 행사는 수원에서 26~28일 열리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약 180개 기업이 참여해 약 400개 부스를 꾸렸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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