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무신사]](https://image.inews24.com/v1/9f062a4828b70f.jpg)
[아이뉴스24 윤희성 기자] 무신사가 기업공개(IPO)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관건은 몸값이다. 최근 구주거래에서 약 4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시장에서는 상장 몸값으로 10조원 안팎까지 거론된다.
국내에 견줄 만한 비교기업(피어그룹)이 없다는 점도 변수다. 해외 기업을 활용해 얼마나 설득력 있는 밸류에이션 논리를 제시하느냐가 IPO의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 7일 유가시증권시장본부에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를 제출했다. 현재 무신사는 조만호 대표이사 외 26인이 5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 공동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다.
무신사의 기업가치는 최근 구주거래에서 약 4조원대 수준으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누적 4700억원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무신사의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2023년 하반기 2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3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IPO 과정에서 10조원 안팎의 기업가치가 거론된다. 최근 구주거래에서 평가받은 기업가치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거론되는 약 10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는 향후 국내 실적의 안정적인 확대와 더불어 해외 사업 비중 상승이 점진적으로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PER 143배·PSR 8배…마땅한 잣대가 없다
문제는 이 같은 눈높이를 뒷받침할 마땅한 밸류에이션 방법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업가치는 통상 유사기업과 비교하는 상대가치평가 방식으로 산정한다. 이익이 안정적인 기업에는 순이익 대비 몇 배의 가치를 인정할지를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주로 활용된다.
반면 이익 규모가 작더라도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는 플랫폼 기업에는 매출 대비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주가매출비율(PSR)이나 기업가치 대비 매출액(EV/Sales) 등이 활용된다.
그러나 무신사에 PER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지난해 무신사의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698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10조원의 기업가치를 적용하면 PER은 약 143배에 달한다. 국내 주요 패션·의류 상장사와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성장성을 반영할 수 있는 PSR을 대안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PSR 역시 10조원의 몸값을 설명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지난해 무신사 매출액 1조2400억원에 10조원의 기업가치를 적용하면 PSR은 약 8배에 달한다. 2021년 미국 증시에 상장한 쿠팡은 당시 매출액 약 18조원에 5.27배의 PSR을 인정받았다.
패션사냐 플랫폼이냐…피어그룹 선정이 관건
국내에는 무신사와 직접 비교할 만한 기업이 없어 '10조 몸값 검증'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무신사의 매출은 수수료 수익 38%, 상품 수익 24%, 제품 수익 32% 등으로 구성됐다. 상반기 매출액은 8217억원 규모다. 이 정도 규모의 온라인 패션 플랫폼은 국내에서 무신사가 사실상 유일하다.
이에 따라 피어그룹 선정을 해외 기업 중심으로 할 수밖에 없다. 무신사 관계자는 "주관사 선정 당시 피어그룹에는 글로벌 패션 회사들과 해외 플랫폼 기업들이 포함돼 있었다"며 "패션 기업으로는 패스트 리테일링(유니클로), 인디텍스(자라), HNM 등이 있었고 플랫폼 기업으로는 넷플릭스, 닌텐토, 쿠팡, 아마존 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어떤 기업을 비교 대상으로 삼느냐에 따라 산출되는 기업가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패스트 리테일링이나 인디텍스처럼 전통적인 패션 제조·유통사를 피어로 삼으면 플랫폼 기업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매출 배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무신사의 기업가치가 낮게 산출될 수 있다.
반대로 일본 대표 패션 플랫폼인 조조타운(ZOZO)이나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을 비교 대상으로 삼으면 몸값이 더 높게 매겨진다. 이 연구원은 "조조타운의 EV/Sales 멀티플은 5~6배 수준으로 전통 패션사 대비 높다"며 "무신사의 최근 연평균 매출 성장률(37.7%)이 조조타운(11.8%)을 크게 상회한다"고 분석했다.
피어그룹 선정 적정성은 상장 심사 과정에서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 2021년 크래프톤은 상장 당시 피어그룹에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그룹 등을 포함하면서 고평가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고, 크래프톤은 디즈니와 워너뮤직 등을 비교기업에서 제외하고 희망 공모가도 낮췄다. 무신사 역시 비교기업 선정과 평가배수의 적정성을 시장에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수익성 둔화…상장 늦추기도 부담
무신사로서는 상장을 계속 미루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무신사는 85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6종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점이 도래했다. RCPS는 현재 회계상 부채로 분류돼 있어 투자자가 주식 전환 대신 현금 상환을 택할 경우 그만큼 자금 유출 부담이 커진다. 다만 IPO에 따른 RCPS의 보통주 전환 여부와 시점은 각 계약의 전환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수익성 둔화도 변수다. 올해 상반기 무신사의 영업이익은 5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6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판매비와 관리비는 3389억원에서 4608억원으로 약 1200억원 증가했다.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371억원 흑자에서 올해 상반기 15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윤희성 기자(heehs@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