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재정 주도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가 미래투자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그 재원을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을 줄여 마련하는 방식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것이 경북도의 입장이다.

경북도는 21일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경북도청을 찾아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면담하고 미래대응기금과 지방재정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미래대응기금 추진 취지와 지방교부세법 개편 내용, 지방정부 지원 방향 등을 설명하고 기금 도입에 대한 경북도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이 지사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지방의 자주재원을 축소해 기금을 조성하는 방식에는 사실상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지방정부가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을 먼저 줄인 뒤 중앙정부가 이를 다시 모아 배분하는 구조라면 지방분권과 재정자율성 강화라는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이 지사는 특히 지방정부가 지역 실정에 따라 복지와 산업, 인구감소 대응, 미래 성장동력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재정적 선택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경북도는 제도 개편에 따른 보통교부세 감소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는 교부세 감소가 현실화할 경우 각종 지역 현안사업뿐 아니라 도민들에게 제공하는 행정서비스와 지방재정 운용 전반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도가 제시한 ‘4조5000억원 이상 감소’ 전망은 산출 기준과 적용 범위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는 만큼, 실제 제도 개편 과정에서 경북에 미치는 재정 영향을 면밀하게 따져볼 대목이다.
경북도가 정부에 요구한 것은 미래투자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지방교부세를 줄여 국가사업 재원을 만드는 대신 지방교부세율을 높이는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재정적 책임을 함께 지는 방식으로 국정과제를 추진하자는 것이다.
지방이 사용할 재정 여력을 보장하면서 국가와 지방이 동시에 미래투자에 나설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철우 지사는 “지방이 스스로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보장하는 것이 진정한 지방분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와 지방이 재정적으로 함께 책임지는 방향으로 미래대응기금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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