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오는 10월 2일 출범하는 공소청이 '수사기관'의 흔적을 한층 더 걷어낸다. 지난 4일 처음 공개한 직제안에서 수사기관 협력·지원과 사법통제 기능을 비교적 전면에 내세웠던 법무부가 여권의 반발과 이재명 대통령의 보완 지시 이후 관련 조직의 명칭과 규모, 인력까지 대폭 손질했다. 중대범죄전담부는 '중대범죄기소부'로, 사법통제부는 '불송치심사부'로 이름을 바꾸고 수사업무를 담당하던 수사관은 70% 가까이 줄인다. 검사 인력도 공판부로 돌려 '1재판부 1공판검사' 체제를 추진한다.
![이응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22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공소청 직제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9.22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b9e23138c5869.jpg)
법무부는 22일 이 같은 내용의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수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입법예고 후 각계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기구·인력을 추가 감축하고 소추기관의 핵심 기능인 공판부로 인력을 재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발표한 최초안은 직접수사 조직을 없애면서도 중대범죄전담부를 두고 중수청 등 수사기관과 실질적으로 협력·지원하도록 했다. 각 지방공소청에는 경찰의 불송치 사건을 전담 검토하는 '사법통제부'도 설치하기로 했다. 검사 정원 2292명 역시 그대로 유지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수사권이 없는 공소청에 기존 검사 정원을 그대로 두고 수사기관을 통제하는 듯한 조직을 설치하는 것은 수사·기소 분리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용민 의원은 수사권이 없는 공소청에서 공판검사는 늘리지 않고 수사지휘 관련 부서를 늘렸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고, 정청래 의원 등도 '검사 수사권 부활'로 오해될 수 있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 대통령도 지난 10일 귀국 직후 공소청 직제안을 보고받고 수정·보완을 지시했다. 검사 정원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한 데 대해 "검사정원법에 얽매일 필요가 있느냐"는 취지로 지적하고, '사법통제부'라는 명칭도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부를 수 있다며 재검토하도록 했다.
수정안에서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중대범죄 조직이다. 최초안의 '중대범죄전담부'는 직접수사를 하지 않는 대신 중수청 등 수사기관의 중대범죄 수사에 대한 "실질적 협력·지원"을 맡도록 했다. 특히 이 가운데 5개 부서는 중수청의 5개 합동수사과와 대응해 수사개시와 영장신청 단계에서 법률판단과 증거수집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송치 이후 공소제기·공소유지까지 협력하는 구조였다.
수정안은 이 조직의 이름을 아예 '중대범죄기소부'로 바꿨다. 법무부는 중대범죄 수사기관에서 넘어온 송치사건을 담당하고 전문성을 갖춘 검사가 "공소기관으로서 기소 결정 및 공소유지 지원에 집중하는 부서"라는 성격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청의 중대범죄 지휘조직도 추가로 줄였다. 최초안에서 차장검사급으로 두려던 중대범죄기획관실을 폐지하고 형사기획관실도 함께 없앴다. 두 기획관의 차장검사급 정원은 일선 일반검사로 돌린다. 인천지방공소청 제2차장검사도 추가 폐지하고 지방청·지청의 부서 8개도 더 줄였다.
법과학 분야도 공소청에서 한 단계 더 떼어낸다. 최초안에서는 대검 과학수사부를 폐지하는 대신 공소청에 법과학기획관을 남겨 교차감정과 증거보존·분석 업무 등을 담당하도록 했지만, 수정안은 이 가운데 감정·감식 기능을 법무부 소속 독립기관으로 재편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이응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22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공소청 직제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9.22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44129654fb46d5.jpg)
여권에서 특히 논란이 됐던 '사법통제부'도 이름과 규모가 모두 바뀐다. 새 명칭은 '불송치심사부'다. 경찰 등 사법경찰관이 불송치한 사건의 적법성과 적정성을 사후적으로 점검하는 부서의 실제 기능을 그대로 이름에 담았다는 게 법무부 설명이다. '수사기관을 통제한다'는 뉘앙스 대신 '불송치 사건을 심사한다'는 역할을 명확하게 한 셈이다.
규모도 줄인다. 당초 전국에 19개 부를 설치하려던 계획에서 13개 부로 축소했다. 불송치 사건 수와 지방공소청 규모 등을 고려해 별도 부서를 두지 않는 청에서는 비직제팀으로 운영한다.
다만 불송치 사건을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재수사를 요구하는 공소청 검사의 법률상 기능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개편은 해당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의 명칭과 규모를 축소해 '사법통제기관'이라는 색채를 옅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인력 개편은 더 강하다.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검사실과 검사직무대리실, 수·조사과 등에서 수사업무를 담당하는 검찰 수사관은 2986명이다. 수정안은 이 가운데 2048명, 68.6%를 감축하고 938명만 남긴다. 남은 인력도 기존 수사관이 아닌 '형사법무직'으로 전환해 직접수사가 아니라 송치사건의 기소 여부 결정, 불송치 사건 검토 과정의 사실관계확인과 공무소 조회 등의 실무를 맡긴다.
일반직 전체 정원도 최초안보다 더 줄었다. 4일 안에서는 6120명이었지만 수정안에서는 5890명으로 230명을 추가 감축했다. 현 검찰청 일반직 정원 8415명과 비교하면 2525명, 30%가 줄어드는 규모다.
검사는 당장 법정 정원 2292명을 시행령으로 줄이지는 않는다. 검사 정원은 법률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대신 통상 결원과 중수청 특례임용, 사직 예정자 등을 감안해 공소청을 법정 정원의 80~85% 수준으로 출범시키고 이후 생기는 결원도 별도로 충원하지 않기로 했다. 출범 뒤 외부기관의 업무분석과 조직진단을 거쳐 검사정원법 자체를 개정해 정원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남는 검사들의 업무 무게중심은 공판으로 옮긴다. 형사부 등 검사실 정원을 공판부로 재배치해 현재 공판검사 1명이 2개 재판부를 담당하는 구조를 '1재판부 1공판검사'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공판부가 없는 청에서도 형사부 내 업무분장을 조정해 공판 전담인력을 늘린다.
결국 수정안은 4일 최초안에서 논란이 됐던 검사 정원, 중대범죄 조직, 사법통제 조직, 수사관 인력을 한꺼번에 손질했다. 최초안이 "직접수사는 없지만 수사기관과 협력하고 이를 사법적으로 통제하는 공소청"의 성격이 강했다면, 수정안은 명칭부터 인력 배치까지 기소와 공판을 전면에 내세운 소추기관의 모습을 보다 분명하게 한 것이다.
다만 최초안에 포함됐던 중수청 합동수사과와의 대응체계나 수사개시·영장신청 단계에서의 법률판단·증거수집 의견제시 기능을 없앤다는 내용은 이날 법무부 보도자료에는 명시돼 있지 않다. 따라서 조직 개편과 별개로 실제 사건에서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 등 수사기관과 어디까지 협력하게 될지는 공소청 출범 이후 다시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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