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첫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양극화 완화를 민생 정책의 축으로 내세웠다. 지역 간 격차에는 온누리상품권의 지방 환급 우대를, 세대 간 격차에는 우리아이자립펀드의 투자수익 비과세를 꺼냈다. 온누리상품권은 지방에서 쓸수록 더 많이 돌려받는 구조로 바뀐다. 우리아이자립펀드는 부모와 정부가 아이 명의로 함께 적립·투자하고, 여기서 나온 수익에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이 부총리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했다. 지난달 22일 임명된 뒤 처음 주재한 회의다. 이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경기회복의 온풍이 민생 곳곳에 골고루 퍼지게 하겠다"며 "지역 간, 산업 간, 세대 간 격차 해소 등 양극화 완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디지털온누리상품권의 구매 할인율을 7%에서 5%로 낮춘다. 대신 실제로 쓴 곳에 따라 환급을 얹는다. 전통시장에서 쓰면 5%를 돌려줘 총 혜택이 10%가 된다. 지방 골목상권은 3%를 환급해 8%다. 수도권 골목상권은 환급 없이 5%에 그친다. 지금은 사용처와 관계없이 7%를 똑같이 할인해준다.
전통시장은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10%를 받는다. 정부는 "온누리 본연의 목적인 전통시장 지원 강화를 위해 전통시장 사용분에 최대 환급률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도권 골목상권의 혜택은 7%에서 5%로 줄어든다.
정부가 환급 방식을 꺼낸 건 선할인으로는 지방 소비를 유도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금은 상품권을 살 때 일괄 할인해주기 때문에 어디서 쓰든 혜택이 같다. 정부는 할인을 아예 없애면 "구매 단계 체감 혜택 감소와 제도 전환 혼선"이 생길 수 있어 최소한의 할인 5%는 남겼다고 밝혔다.
온누리상품권을 쓸 수 있는 골목형상점가의 지정 문턱도 높인다. 지금은 2000㎡ 안에 점포 15개 이상이 모여 있으면 전국 어디서나 지정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시·군·구 재정자립도에 따라 상위 25%는 30개, 중위 50%는 20개, 하위 25%는 15개 이상으로 차등 적용한다. 전통시장 반경 1㎞ 안의 상권은 15개 기준을 유지한다. 조례로 기준을 낮추던 제도는 폐지한다.
정부는 지난해 3월 지정 기준을 30개에서 15개로 낮췄다. 이후 골목형상점가는 2024년 381곳에서 올해 8월 말 2130곳으로 5.6배 늘었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지역사랑상품권과 사용처가 겹치고, 이미 상권이 활성화된 곳까지 지정되는 문제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기준에 못 미치는 상점가에 대해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자체에 지정 취소를 요청한다. 지자체가 따르지 않으면 전통시장 지원사업에서 불이익을 준다.
지방 관광과의 연계도 추진한다. 일정 금액 이상 온누리상품권을 쓴 소비자에게 지자체가 지역 명소 입장권이나 숙박권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온누리상품권과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해 "통합보다는 상호보완 운영이 합리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세대 간 격차 해소 카드인 우리아이자립펀드의 핵심은 비과세다. 전용계좌로 투자해 생긴 이자·배당소득에는 세금을 전액 물리지 않는다. 부모가 넣은 돈과 정부 지원금에서 나온 수익 모두가 대상이다. 만 19세가 된 뒤에도 계좌를 해지하지 않고 유지하면 일정 기간 비과세를 이어간다. 정부는 예시로 '만 34세까지'를 들었다.
비과세 혜택은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아동에게도 열릴 수 있다. 정부는 중위소득 150% 초과 가구 아동과 올해 8월 이전 출생아도 원하면 가입해 납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이 넣은 돈(연 200만원 한도)에서 나온 수익에도 비과세를 적용한다. 정부는 비과세 혜택을 "재정지원 여부와 별개로 모든 가입자에 대해 폭넓게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비과세에 따른 세수 영향 추계는 담기지 않았다. 정부는 비과세를 "국회 등과의 협의를 통해" 추진하겠다고 했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만 19세 이전에 중도 해지하면 그동안 감면받은 세금을 추징한다. 사망, 해외 이주, 천재지변 같은 부득이한 사유는 예외다.
정부 지원금은 올해 9월 이후 태어난 아동에게 준다. 중위소득 50% 이하 가구에는 정부가 만 18세까지 매년 120만원을 넣어준다. 중위소득 50~100% 가구는 부모가 50만원을 내면 정부가 100만원을 얹는다. 100~150% 가구는 부모와 정부가 100만원씩 1대1로 낸다. 150%를 넘는 가구에는 지원금이 없다.
연간 납입 한도는 부모 납입금과 정부 지원금을 합쳐 200만원이다. 정부는 연 200만원씩 19년간 넣고 연 6% 수익을 내면 만기 때 약 7000만원이 쌓인다고 설명했다. 내년 예산안에는 1465억원이 편성됐다. 지원금 지급과 소득 심사는 서민금융진흥원이 맡는다. 펀드는 전산 구축을 거쳐 내년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투자 대상과 운용사 요건 등 운용 방안은 국회 논의와 병행해 구체화한다.
이 부총리는 이날 "무엇보다 국민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거, 일자리, 서민금융의 3대 핵심 사회정책 분야에 대해서는 가용재원과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 안건에 세 분야의 대책은 없었다. 이 부총리가 직접 '최우선'으로 꼽은 분야인 만큼, 후속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련 대책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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