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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경찰 "'수사관 상담 TF' 가동"...국민은 누구에게 묻나


경찰 현장지원 전담팀, 국수본 안 되면 공소청까지 협력
중수청, 여권 분란에 수장 없이 개청...수사 준비도 안 돼
"수사 공백 없다"던 靑·與·관련 부처, 이게 최선인가
정부, 지금이라도 국민 위한 '범정부 상담기구' 만들어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에서 열린 중대범죄수사청 현판식을 마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10.2 [공동취재] [사진=연합뉴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에서 열린 중대범죄수사청 현판식을 마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10.2 [공동취재]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경찰은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둔 지난달 29일부터 전국 경찰서와 시·도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잇는 3단계 '현장 상담·지원 전담팀(TF)'을 가동하고 있다. 경찰서에서 답을 찾지 못하면 시·도경찰청에 묻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국수본까지 올라간다. 필요하면 국수본이 공소청과 협의한다. 그런데 이 상담의 대상은 국민이 아니라 수사관들이다.

새 제도 시행에 따른 현장 혼란에 대비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선 수사관에게 법률·실무 지원을 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범죄를 수사해야 할 경찰관들조차 새 법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몰라 경찰서와 시·도청, 국수본을 거쳐 답을 구해야 할 정도라면, 과연 새 형사사법체계를 시행할 준비가 돼 있었느냐는 것이다.

수사는 속도와 기밀성이 생명이다. 담당 수사관이 사실관계와 법리를 검토해 책임지고 판단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제도가 시행되자마자 법령 해석부터 다른 기관과의 협의 여부까지 상급기관에 일일이 물어야 한다면 정상적인 출발이라고 하기 어렵다.

아이뉴스24가 검찰청 폐지 당일 보도한 '수사 대변혁' 연속기획에서 형사전문 변호사와 일선 관계자들이 가장 먼저 우려한 것도 수사 지연이었다. 경찰로 사건이 몰리면서 이미 길어진 사건 처리 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관할 문제도 간단하지 않다. 경찰과 중수청의 수사 대상이 겹치는 사건은 죄명이나 피해액만 보고 담당 기관을 곧바로 가르기 어렵다. 경찰이 중수청에 사건을 통보한다고 담당 기관이 즉시 바뀌는 것도 아니다. 중수청이 직접 수사할지 다시 판단하고, 기록 이첩과 배당 절차를 거쳐야 한다. KICS에 사건 정보가 제때 반영되지 않으면 사건 당사자가 자신의 사건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사가 잘못됐을 때 바로잡는 절차는 더 복잡해졌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없애면서 이의신청, 보완수사 요구, 재수사 요구 등 여러 통제 장치를 만들어 놓았지만 사건 당사자가 이를 이해하고 활용하기 쉽지 않다는 게 현장 변호사들의 지적이다.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으려다 사건이 기관 사이를 오가는 '핑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국민은 어디에 물어야 하나.

창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따른 혼란과 권익 침해를 막겠다며 11월 말까지 경찰 분야 고충민원을 집중 접수하고 '국민콜 110' 상담도 받고 있다. 공소청 역시 기존 '1301 콜센터'를 통해 사건번호와 담당 검사, 처분 결과 등을 안내한다.

하지만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다. 권익위 창구는 경찰의 부당한 처분이나 수사 지연 등에 대한 고충민원을 접수해 권익을 구제하는 성격이 강하다. 1301은 공소청에 넘어온 사건을 중심으로 한 민원 창구다.

새 형사사법체계에서 "내 사건은 어디에 고소해야 하는지", "왜 중수청으로 넘어갔는지", "경찰 결정에 불복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보완수사가 필요하면 어느 기관이 다시 맡는지"를 처음부터 안내해주는 범정부 통합 창구는 없다.

수사관에게는 새 법을 해석해주는 3단계 상담TF까지 만들어 놓고, 정작 국민은 자신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 관련 부처는 새 형사사법체계 도입에 따른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이것이 과연 최선을 다한 결과인가.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이 혼란이 어느 날 갑자기 닥친 천재지변이 아니라는 점이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일인 10월 2일은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중수청은 정원 2874명의 66.1%인 1900명만 채운 채 문을 열었다. KICS 역시 사건 접수와 배당 등 필수 기능만 우선 가동했고 전체 기능은 12월 초에야 갖출 예정이다.

더욱 기막힌 것은 국가 중대범죄를 수사한다는 최고 수준의 수사기관이 첫날부터 대행 체제였다. 김지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개청 12일 뒤인 오는 14일에야 열린다. 청장은 없고, 인력은 덜 채웠고, 전산망도 완성하지 못했다. 일선 수사관들은 새 법을 어떻게 적용할지 상담TF에 물어야 한다. 이 정도면 '개문발차'라는 말도 부족하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여당, 범여권에서는 중수청장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가 형사사법체계의 대전환을 먼저 시작해 놓고, 정작 이를 책임질 사람과 조직과 시스템은 뒤늦게 맞춰가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여당은 검찰에 지나치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 검찰개혁의 핵심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개혁의 결과는 국민에게 이전보다 나은 형사사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증명돼야 한다. 그래야 정당성과 신뢰도 얻을 수 있다.

검찰청 간판을 예정된 날짜에 반드시 내려야 하는 것이 국민의 권리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제도가 준비되지 않았다면 준비 기간을 더 두거나 충분한 경과조치를 마련했어야 했다. 수사기관마저 새 제도를 상담받으며 배워가야 하는 상황에서 그 시행착오를 국민에게 먼저 감당하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개혁은 누구를 위한 개혁인가.

국민이 개혁을 평가하는 기준은 검찰청 현판이 내려갔는지가 아니다. 억울한 사람이 제때 수사를 받을 수 있는지, 범죄 피해자가 자신의 사건이 어디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 수 있는지, 잘못된 수사를 신속하게 바로잡을 수 있는지가 기준이어야 한다.

형사사법 대변혁을 맞은 국민이 또다시 사각지대에 놓이고 있다. 수사관을 위한 상담TF가 필요하다면 국민을 위한 안내체계는 더 절실하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새 수사체계 전반을 한 곳에서 안내하고 사건 당사자의 혼란을 풀어줄 실질적인 대국민 상담·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국가 형사사법제도를 통째로 바꿨다면 그 정도 책임은 지는 것이 당연하다. 변호사단체를 비롯한 각종 시민단체들도 '개혁이 잘 됐네, 안 됐네' 미주알고주알 따따부따만 할 게 아니다. 대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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