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김정수 기자] 경기도가 재정난을 이유로 각종 사업의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산하 공기업인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민간기업의 해외 투자유치 활동에 항공·숙박·교통비 등을 지원해 사업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GH는 7일부터 오는 16일까지 ‘2026 GH 베이스캠프’에 선정된 판교 제1·2테크노밸리 입주기업 5개사의 미국 투자유치 활동을 지원한다. 참여기업들은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를 찾아 글로벌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기업설명(IR)을 진행하고 ‘TechCrunch Disrupt 2026’에도 참가한다.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은 에이올코리아, 메디에이지, 아이리브, 팩타고라, 스위그 등 AI·딥테크 분야 5개사다. GH는 이들 기업에 국내 사전교육과 맞춤형 멘토링뿐 아니라 미국 현지 활동에 필요한 항공·숙박·교통 등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지원사업이 사업 자체의 필요성보다 GH 본연의 업무와 연관성이 낮다는 점이다.
최근 경기도에서는 재정 여건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재정 상황을 문제 삼으며 전임 도정의 재정운영을 비판했고, 김동연 전 지사는 민생을 위한 확장재정이었다고 반박하는 등 재정운영 방향을 놓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GH가 본연의 주거·도시개발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크지 않은 민간기업의 해외 투자유치 비용을 공공기관이 지원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GH의 설립 목적과 주요 업무가 주택 공급과 도시개발 등 공공성이 강한 분야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정 여건이 어려운 시기에 민간기업의 해외 IR과 네트워킹에 공공 재원이 투입되는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보다 엄격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에는 기업들의 미국 출장에 필요한 항공료와 숙박비, 교통비 등이 지원 대상에 포함돼 있다.
GH는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다는 취지지만, 결국 공공기관이 민간기업의 해외 사업개척 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구조인 만큼 지원 규모와 기업 선정 기준, 실제 투자유치 성과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물론 GH는 이 사업이 단순한 기업 지원에 그치지 않고 판교테크노밸리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의 성장과 투자유치를 촉진하기 위한 사업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GH 측은 앞선 베이스캠프 참여기업들이 투자유치와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등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하고 있다.
2024~2025년 참여기업 가운데 바이오·헬스 분야 기업이 약 92억원, AI 분야 기업이 약 3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것이 GH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공공기관이 민간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속 지원해야 하는 근거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경기도가 재정 상황을 이유로 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있다면, 산하 공기업 역시 사업별 공공성·긴급성·수혜 범위 등을 따져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판교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지역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재정이 어려울수록 공공기관의 재원은 주거·교통·도시개발 등 주민들이 직접 체감하는 공공서비스에 우선 투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결국 쟁점은 GH 베이스캠프의 존폐 여부보다 민간기업 해외 투자유치에 공공재원을 투입하는 것이 현재 경기도와 GH의 재정 여건 및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지, 그리고 투입된 비용만큼 도민에게 어떤 공익적 성과가 돌아오는지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느냐에 있다.
GH가 올해 미국 현지 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의 투자유치와 사업협력 성과를 만들어낼지, 또 투입된 공공재원이 실제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 등 도민 체감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수원=김정수 기자(kjsdm0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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