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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비상임이사 정치활동 논란에 '부당성' 법률자문 받고도 감사 외면


송진호 전 비상임이사, 정치적 발언 논란에도 감사 없이 임기 만료…보수 5,398만원 수령
안태준 의원 "감사 가능하다는 법률자문 받고도 미조치…의사결정 경위 규명해야"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비상임이사의 정치적 발언과 대외활동 논란에 대해 외부 법률자문을 받고도 별도의 감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자문에서 해당 행위의 부당성이 인정될 가능성과 구체적인 감사 절차까지 제시됐지만, 실제 후속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을)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송진호 전 비상임이사는 2024년 10월 8일부터 2026년 10월 7일까지 2년간 재직하면서 정치적 발언과 대외활동을 둘러싼 논란에도 별도의 감사 없이 임기를 마쳤다.

송 전 이사는 재직 기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하는 한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상계엄과 부정선거 의혹, 정치권 등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왔다.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국회의원 [사진=안태준 의원실]

지난 6월에는 자신의 SNS에 "부정선거 주범은 누구? 사법부"라는 글을 게시하고, 사법부를 향해 "선관위와 한 몸", "반국가세력들의 숙주"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부실선거가 아니라 부정선거다"라며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당의 대응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지난 8월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잡범 이씨"라고 지칭하며 한미 정상회담과 대미 외교정책을 비판했다. 일부 게시물에서는 중국과 관련한 암살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논란의 소지가 있는 표현도 사용했다.

이 같은 발언은 송 전 이사가 한국도로공사의 주요 경영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비상임이사로 재직하던 시기에 이뤄졌다.

송 전 이사의 정치적 활동에 대한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2025년 10월 16일 열린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에서 황운하 의원은 송 전 이사가 공기업 비상임이사 신분으로 정치적 활동과 발언을 이어가는 것이 적절한지 질의했다.

앞서 송 전 이사는 같은 해 1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서 끌어내라고 지시한 대상이 국회의원이 아닌 '요원'이었다는 취지의 질문을 하기도 했다.

당시 함진규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비상임이사 관련 규정을 검토하고 법무팀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도로공사는 외부 법무법인에 법률자문을 의뢰했다.

법률자문 결과에는 송 전 이사의 행위가 공기업 임원으로서 부당한 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담겼다.

자문을 맡은 법무법인은 공기업 임직원에게 일반 사기업보다 높은 수준의 공공성과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점과 송 전 이사가 이사회 구성원이라는 점, 국정감사에서 관련 문제가 제기돼 공사의 대외적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 등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이를 종합해 송 전 이사의 행위에 대해 "귀 공사 임원의 행위로서 그 부당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도로공사 인사규정이 직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비상임이사를 직접 징계하거나 문책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신 감사기준시행세칙에 따라 임직원의 위법·부당한 행위에 대한 복무감사가 가능하며, 감사 결과에 따라 시정·주의·경고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송 전 이사를 제외한 다른 비상임이사 2명 이상이 공동으로 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요청하는 방안까지 구체적으로 안내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법률자문 이후에도 송 전 이사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 의원실이 법률자문 이후 감사 실시 여부에 관한 자료를 요구하자 도로공사는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답변했다.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제기된 이후 자체적으로 외부 법률자문을 의뢰하고, 감사가 가능하다는 검토 의견까지 받았지만 실제 감사 절차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이다.

송 전 이사가 당시 도로공사 감사위원을 겸직하고 있었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도로공사 제출 자료에 따르면 송 전 이사는 2024년 12월부터 감사위원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이에 따라 본인과 관련한 감사가 진행될 경우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제척·회피 등의 절차를 검토할 필요가 있었지만 감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관련 절차도 진행되지 않았다.

송 전 이사는 결국 지난 7일 비상임이사 임기를 모두 마쳤다.

재직 기간 도로공사로부터 지급받은 보수는 올해 8월 말 기준 총 5,398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4년 698만원, 2025년 2,850만원, 2026년 1,850만원이다.

안 의원은 "부정선거 주범은 사법부, 반국가세력들의 숙주라고 주장하고 현직 대통령을 잡범 이씨라고 지칭하는 사람이 국민 세금으로 보수를 받는 공기업 임원으로 재직했는데도 도로공사는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은 이후 감사 한 번 실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도로공사가 직접 외부 법률자문을 통해 공사 임원으로서 부당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과 복무감사를 실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확인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이럴 것이라면 법률자문은 왜 받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직접 징계할 규정이 없다는 것과 아무런 책임도 물을 수 없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감사 절차조차 진행하지 않은 채 임기 만료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와 당시 의사결정 경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비상임이사에 대한 감사 착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이해충돌 발생 시 제척·회피 절차와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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