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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혈세 수백억 대가 누가 책임지나


[아이뉴스24 안영록 기자] 지방자치단체의 환경 정책은 주민 삶을 위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최근 충북 청주시장직 인수위원회(위원장 황재훈)가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에 조성 중인 ‘생활자원회수센터(옛 재활용선별센터)’ 입지를 흥덕구 휴암동으로 옮기자고 제안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시설 집적화와 자원순환 효율성이란 명분을 내세웠지만, 설득력은 떨어져 보인다.

사업 부지 변경으로 추산된 사업비는 371억원에서 622억원으로 불어난다. 무려 251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 액수도 정확하지 않다.

생활자원회수센터 건립 사업은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착공해 공정률 15%까지 진행된 사업이다. 그동안 투입된 예산과 행정력, 시간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정책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그만한 명분과 책임은 뒤따라야 한다.

충북도청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이번 인수위 결정은 ‘더 좋은 입지’라는 설명만 있을 뿐, 왜 혈세 수백억 원을 추가로 감수하면서까지 옮겨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은 부족해 보인다.

더 큰 문제는 행정의 신뢰다. 선거가 끝날 때마다 전임 행정의 정책이 뒤집힌다면 어느 공무원이 책임 있게 사업을 추진하겠으며 어느 시민이 행정을 믿겠는가. 정책의 연속성이 무너질 때 그 피해는 결국 시민에게 돌아온다.

생활자원회수센터 건립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을 지을 수는 없지만 이 사업을 총괄하는 청주시 환경관리본부장은 정년 2년여를 앞두고 명예퇴직을 신청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청주시장 인수위는 현도면 갈등을 해결하겠다며 휴암동을 택했지만 갈등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이다.

휴암동 역시 주민지원기금 문제와 새로운 협의는 피할 수 없다. 갈등을 푼 것이 아니라 장소만 바꾼 셈이다.

행정 절차도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도시계획 변경, 용도지역 변경, 국·도비 협의 등 변수투성이다.

특히 국고보조사업 변경 과정에서 지원이 그대로 유지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결국 인수위가 추산한 세금 251억원은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번 결정이 정말 환경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행정부의 색깔을 보여주기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도 수백억 원을 더 쓰고, 이미 진행된 사업을 뒤엎는 일이 반복된다면 청주시 행정은 ‘원칙’이 아닌 ‘기분’에 따라 움직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혈세를 다루는 행정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화려한 명분 보다는 냉정한 책임이라 할 것이다.

251억원은 숫자가 아니다. 시민의 세금이고, 신뢰다. 그 신뢰를 뒤집을 땐 훨씬 무거운 책임을 요구한다.

/청주=안영록 기자(rogiy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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